한달 맞은 애플페이…韓 간편결제 지각변동 이끌어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로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페이는 광고를 확대하고 자동차 키, 디지털 홈 키 기능 추가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으며 경쟁업체인 네이버페이와 손도 잡았다. 카카오페이는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오는 21일 국내 출시 한달을 맞이한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애플 워치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지난달 21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애플페이 출시로 애플 토큰 발행수는 100만건을 넘어섰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애플워치 사용자의 카드 정보가 등록되면 애플 토큰을 1개 발행하는 방식으로 신청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가맹점에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설치돼야 사용가능하다. 애플페이를 실행하면 실제로 단말기에 닿지 않고도 근처에서 결제를 할 수 있다.

애플페이를 서비스하는 카드사가 현대카드 1곳 뿐인 점이 한계다.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별도로 현대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것이다.

다른 카드사는 애플페이 출시 후 영향력을 주시하는 중이다. 애플페이가 계약조건으로 결제건수당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카드사가 애플페이와 계약한 후 신규 카드회원 증가에 따른 수익 증가를 수수료 지급액이 상쇄할 수 있어 실익이 적다고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국내 수수료를 밝히지 않았지만 해외 수수료를 감안할 때 결제건당 0.15% 정도로 추산된다.

애플페이 결제에 필수적인 NFC단말기의 보급률이 적은 점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카드업계에서는 NFC단말기 보급비율을 10%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 이후 편의점, 백화점·쇼핑, 마트·슈퍼, 커피, 제과·디저트, 외식, 생활가전, 호텔·리조트, 주유·충전, 영화·도서, 레저·여행, 온라인 업체 등에서 NFC단말기를 설치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례로 백화점 업계 2위 신세계 백화점,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NFC단말기 설치를 거부했고 대중 교통 이용도 불가능하다.

향후 메기 유력…기존 간편결제 업체 수성전 나서

애플페이의 한계에도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국내 상위 간편결제 업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020이 스마트폰 브랜드 중 애플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충성도도 높아서 향후 영향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운영사인 비누랩스가 이용자를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조사에서 애플 스마프톤 사용자의 87%가 다음에도 아이폰을 구매하겠다고 답변했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11월 광고를 출시한 지 3개월 만인 지난 2월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그간 삼성 그룹이 삼성페이에 대한 광고에 역량을 쏟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행보다. 이번 광고에는 삼성페이의 신규 기능을 소비자들에게 알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페이는 새로운 기능 추가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추가한 기능만 자동차 디지털 키, 디지털 홈 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 항공권 저장 기능 등 4개다. 부가 기능을 늘려 기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도 소비자 편의성 증대를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의 앱 사용 빈도를 높이는 동시에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돈 되는 정책지원금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 서비스에서는 사업자·청년·일반 항목별로 필요한 지원금 공고를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일본 QR결제 페이페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협약으로 카카오페이는 일본 내 페이페이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페이페이는 지난 2월까지 누적 등록 사용자 5500만명, 가맹점 300만개가량을 보유한 일본 최대의 QR결제 업체로 현지 카카오페이 이용건수의 증가가 예상된다.

네이버페이는 경쟁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페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전국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가 가능하게 했다. MST는 국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네이버페이는 이번 업무협약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빅데이터 솔루션 모바일인덱스가 이날 기준으로 집계한 일간활성이용자수는 26만1400명으로 일주일(3월 22~28일) 간 일간활성이용자 수 평균 11만8325명보다 2.2배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애플 페이 국내 출시 후 파급력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는 혹평도 있지만 MZ세대의 아이폰 선호도가 높아 애플페이 국내 출시에 기존 간편결제 업체들은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들로써는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대책을 쏟아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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