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ETF 투자상식! 환차익, 환차손, 환헤지, 환노출이란?

 
1.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뭐가 다를까?

분산투자를 위해 여러 나라의 주식을 사는 사람이 많다. 미국주식은 물론 중국, 일본, 대만, 유럽 등 다양한 나라의 주식을 산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주식을 여러 개 산다고 해서 분산투자 효과를 보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글로벌 기업은 자국의 경제보다 세계의 경제에 따른다. 둘째, 많은 나라의 경제 흐름은 비슷하게 흐른다.  각 부연 설명을 보자. 첫째, 글로벌 기업은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가령 삼성전자는 한국기업이지만, 매출이 한국 경제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애플이나 코카콜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미국 기업이라도 미국 경제뿐 아니라 다른 세계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는다. 둘째, 선진국-신흥국 분산 효과는 낮다. 신흥국에도 찾아보면 좋은 주식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신흥국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결국 길게 보면 선진국이나 신흥국의 경제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선진국 경제가 안 좋은데, 신흥국 경제만 좋은 때는 거의 없다. 반면 신흥국 경제는 안 좋아도 선진국 경제는 좋은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명목상 국적이 어디든, 그냥 좋은 주식에 투자하면 된다. 한 나라의 여러 업종의 좋은 주식을 보유한다면 충분히 좋은 분산투자다. 반면 아무리 여러 나라의 주식에 투자해도 업종이 다 비슷비슷하다면 분산 효과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해외주식에 투자해야 할 이유를 하나 말하라면 ‘환율’ 때문이다. 이것이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의 본질적 차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주식은 원화(₩), 미국주식은 달러화($), 일본주식은 엔화(¥) 형태로 보유한다. 그리고 각 화폐의 가치는 각 국가의 경제정책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환율을 이해한다면 ‘좋은 주식’이 주는 ‘시세차익’과 함께 또 다른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당신의 해외주식 수익률을 가를 ‘환차익’과 ‘환차손’

우선 기본적으로 ‘차익’과 ‘차손’이라는 용어의 뜻을 알아보자.

① ‘차익’이란 투자 원금 대비 현재 자산 가격이 높아서 생기는 이익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식으로 치면 ‘주가가 오른 정도’ 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② ‘차손’은 이와 반대다. 차손은 투자 원금 대비 현재 자산 가격이 낮은 정도이다. 역시나 ‘주가가 내려서 입은 손실’ 정도로 이해하면 편하다.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로 얻는 차익은 ‘시세차익’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격(주가)이 변동해서 얻는 이익이다. 4만원에 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이 5만원으로 주가가 올랐다면 1만원(25%)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해외주식은 주가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 외에 또 다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바로 ‘환차익’이다. 차익은 차익인데, ‘환’, 즉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이다. 미국주식에 투자했는데 1년 동안 주가가 그대로라고 해도, 달러 환율이 10% 올랐다면 10%의 환차익을 얻는다. 일본주식에 투자했는데 엔화 환율이 5% 올랐다면, 주가가 그대로라고 해도 같은 원화 대비 5%의 차익을 얻는다. 그러나 환차익만 보고 해외주식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환차손’을 볼 수도 있다. 환차손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이다. 보유 중인 미국주식 주가가 3개월 동안 변동이 없었더라도, 같은 기간 달러 환율이 폭락했다면 달러 형태로 보유한 미국주식의 자산가치는 크게 하락한다. 그래서 해외주식에 투자한다면 다음 네 가지 경우의 수를 맞이한다. 

① 시세차익+환차익 : 주가와 환율이 모두 상승 ② 시세차익+환차손 : 주가는 올랐는데 환율은 하락 ③ 시세차손+환차익 : 주가는 내렸는데 환율은 상승 ④ 시세차손+환차손 : 주가와 환율이 모두 하락

여기서 가장 슬픈 경우의 수는 4번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시세차손은 물론 환율 하락으로 환차손까지 얻었다. 반면 가장 기쁜 경우는 1번이다. 시세차익과 환차익을 모두 얻어서 자산의 규모가 더 빠르게 늘어났다. 2번과 3번은 주가의 변동 폭과 환율의 변동 폭 중 어디가 더 큰지에 따라 최종 수익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주가의 변동 폭이 환율이 변동 폭보다 더 크다. 즉, 주가가 환율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내린다. 필자는 작년에 이 환차익의 덕을 봤다. 미국주식의 비중이 매우 높다. 2022년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 나라의 증시가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달러 환율이 2022년 11월까지 급격히 상승하면서 환차익을 얻었다. 대부분의 주가가 크게 내렸지만, 환차익 덕분에 자산 손실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환차손을 보고 있다. 대신 일부 종목의 주가 상승으로 환차손을 방어하고 있다. 환차익과 환차손은 해외주식 투자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언어의 장벽과 정보접근도 문제지만, 주가와 환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ETF 등으로 해외주식에 간접 투자할 때는 이 환율 변동을 반영할지 안 할지 결정할 수 있다. 바로 ‘환노출’ 상품과 ‘환헤지’ 상품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3. ETF, 환율을 보고 고르자! ‘환헤지’ vs ‘환노출’

보통의 해외주식/ETF는 대부분 환노출 상품이다. 즉, 미국주식에 간접투자하는 ETF는 달러로 자산을 매입한다. 미국 기업 주가 변동과 미국 화폐 달러의 변동을 모두 받는다. 환노출 상품은 환율이 오를 때 환차익을 얻고, 환율이 내릴 때 환차손을 입는다.

만일 달러 환율이 곧 바닥을 찍을 거라고 판단한다면, 환차익을 얻기 위해 일반적인 환노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꼭 미국뿐만이 아니다. 일본, 중국,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자산에 간접투자할 때 해당 국가의 화폐 환율이 낮다면 환차익을 노리고 환헤지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 (문제는 환율은 항상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환헤지 상품은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ETF 투자상품명을 보면 환헤지 상품을 찾을 수 있다. 국내 상장 ETF의 경우 ETF 이름 끝에 (H) 또는 (h)라고 쓰인 상품을 볼 수 있다. 이 H가 헤지(hedged)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KODEX 미국S&P500(H)’는 미국의 종합주가지수인 S&P500 지수를 추종하는(S&P500에 편입된 주식에 투자하는) ETF이며, 환헤지이기 때문에 달러 환율이 떨어져도 환차손을 입지 않는다. 반대로 달러 환율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환차익을 얻을 수는 없다. 환율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다른 나라에 상장된 환헤지 ETF에 투자해도 좋다. 가령 미국 S&P500 지수에 투자하고 싶다고 해보자. 그런데 달러 환율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 같은데 엔화 환율은 앞으로 오를 것 같다고도 가정하자. 이럴 때는 일본에 상장되어 일본 엔화에 헷지된 S&P500 지수 추종 ETF를 매수하면 S&P500 지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과 엔화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 원리를 이해한다면 엔화로 미국주식에 투자하거나, 달러로 국내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환헤지는 ‘환헤지 비용’ 때문에 차익을 온전히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증권사가 환헤지 상품을 운용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 바로 ‘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특정 주식을 달러 환율 1,200원에 매수하고, 앞으로 매도할 때도 1,200원에 매도하기 위해 일종의 계약금을 걸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헤지 상품에 장기투자할 경우 환헤지 비용의 축적으로 투자 수익이 생각만큼 늘지 않을 지도 모른다.
4. 정리

– 해외주식은 국내주식과 달리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환차손을 얻는다. – 해외주식 투자는 주가와 환율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 환헤지 상품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환차손을 무시할 수 있다. – 그러나 환헤지 상품은 환헤지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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