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속 시한폭탄, 혈전의 모든 것

 

흔히 ‘핏속 찌꺼기’로 불리는 혈전은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언제 어떤 문제를 유발할지 모르는 혈관 속 시한폭탄입니다. 이유는 혈전이 혈관을 막아 혈액 공급을 차단하면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혈관질환을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혈전으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은 회복이 어렵고, 응급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 혈전의 생성을 예방하고 혈관 건강을 미리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혈전의 발생원인,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혈전은 무엇인가요?

혈전은 혈관 속에서 혈액이 굳어 만들어진 덩어리입니다. 쉽게 말해 피부에 상처가 난 후 아물면서 생기는 ‘피딱지’가 혈관 속에 나타나면 이를 혈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혈액은 심장에서 나와 손끝, 발끝까지 연결된 혈관을 순환하면서 각 장기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혈액이 흐르는 혈관 내 기능이 정상이라면 혈관내피세포와 혈전 형성 인자 및 억제 인자가 균형을 이뤄 혈전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혈관  손상, 혈액 응고 경향 과다 등 병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혈전이 형성됩니다.
혈전이 동맥을 막으면 어떤 병이 생기나요?

동맥혈전증은 원인에 따라 다른 질환이 나타납니다. 그중 동맥혈관 손상에 의해 혈전이 만들어져 나타나는 질환은 심근경색, 뇌졸중입니다. 발생원인은 ‘혈액응고기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관상동맥혈관, 뇌혈관에 노화가 시작되고 흡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의 영향으로 배관 내 동맥경화증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관 벽이 터지는 손상을 입게 되고, 우리 몸은 혈관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혈액응고기전을 가동합니다.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딱지’가 생기는 것처럼 말이죠. 상처를 아물게 하는 피딱지와 달리 관상동맥이나 뇌혈관 같이 매우 얇은 혈관에서 혈액이 응고되면 혈관을 가로막게 되고 이로 인해 심근경색, 뇌졸중이 발생합니다. 색전에 의해 혈전이 발생했다면 뇌경색, 신장경색, 하지동맥급성폐색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부전, 부정맥 환자가 심장 수축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심장 내 혈전이 기게 됩니다. 문제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 혈전이 심장 바깥으로 떨어져 나갔을 때입니다. 이 경우 혈전이 뇌혈관, 신장혈관, 하지동맥혈관을 막으면서 심각한 질환을 유발합니다.
동맥혈전증, 얼마나 위험한가요?

동맥혈전증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하지동맥혈전증 등이 발생한 경우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빨리 열어줘야 합니다. 시간이 늦어지면 심부전 또는 마비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후유증이 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한 응급 상황이므로 평소와 다른 극심한 흉통을 느끼거나, 식은땀을 흘리면서 구토, 어지럼증이 나타날 경우, 말이 어눌해지거나 마비 증상을 보이면 빨리 가까운 상급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정맥혈전증과 동맥혈전증은 어떻게 다른가요?

정맥혈전증은 동맥혈전증과 달리 혈액이 저류되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정맥은 압력이 약해 몸을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 저류가 일어나 심부정맥에 혈전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심부정맥 혈전이 그 자리에서 굳으면 하지 부종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문제는 혈전이 심부정맥에서 떨어져 나오는 경우입니다. 혈전이 심장 안으로 들어가 폐동맥을 막기 때문인데요. 특히 크기가 큰 혈전이 폐동맥을 막는다면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혈전증, 고위험군이 있나요?

주로 60세 이상을 고위험군으로 판단합니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혈액이 응고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노화에 의해 혈관 벽이 온전치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허리 고관절, 무릎 관절의 문제로 움직임이 줄어 발생 위험이 늘어납니다.

또한 혈전증은 고위험군 외에 젊은 층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심부정맥혈전증입니다. 세계적으로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비만 인구가 늘고,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령에 상관없이 발병하는 편이며,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택시 운전자, 경비원을 비롯해 서비스직 근로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생활 속 예방법은 무엇인가요?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 학생,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경우 가능한 자주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6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면 반드시 10분 이상 충분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이 외에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금연’이 가장 중요합니다. 흡연은 혈관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당뇨, 고혈압 등 평소에 위험 인자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스트레칭이 중요한 것처럼 식사 전, 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혈전증과 관련된 질환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혈전증 환자가 조심해야 하는 음식이 있을까요?

혈전증 환자 대부분은 ‘와파린’이라는 항응고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약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혈중농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혈전에 좋다고 알려진 낫토나, 청국장은 오히려 약의 작용을 반감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와파린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가끔 먹는 것은 상관없지만, 청국장 가루, 낫또 등을 상시 복용하는 것은 약효를 감소시키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추가로 기름이 많은 음식을 조심해서 고지혈증, 비만, 고혈압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상승을 예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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