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비염 증상이 심해지곤 합니다. 다가오는 추운 겨울 날씨의 불청객인 비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비염’이란?
비염은 코 점막에 염증이 생겨 맑은 콧물, 재채기, 코 막힘, 그리고 코 가려움증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여부에 따라 알레르기 비염과 비알레르기 비염으로,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 비염과 만성 비염으로 분류합니다. 급성 비염은 감기(상기도염)를 의미하는 감염성 비염이고, 만성 비염은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뉩니다. 만성 비염에는 세균에 의한 만성 감염성 비염 외에 비후성 비염, 한랭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됩니다. 흔히 접하는 코 질환이 모두 만성 비염은 아니며 급성 비염이나 만성 부비동염(축농증)인 경우도 많습니다.
비염의 종류와 특징
1.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 물질인 항원에 노출되는 기간에 따라 특정 계절에 증상이 발생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연중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합니다.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진드기, 옥내 곰팡이, 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등 계절에 관계없이 공기 중에 존재하는 항원에 의해 발생하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수목화분, 목초화분, 잡초화분, 옥외 곰팡이 등에 의해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생깁니다. 최근에는 증상의 지속 기간에 따라 간헐성과 지속성으로 분류하고, 증상의 경중에 따라 경증과 중등도-중증으로 구분하는 새로운 분류법을 진료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2. 만성 감염성 비염
만성 감염성 비염은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데, 급성 비염 치료가 불완전하여 염증이 반복·지속되는 경우, 부비동염(축농증)이나 만성 편도선염이 유발한 비염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전신적 영양 상태나 면역상태가 불량한 경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성 감염성 비염은 소아에서 흔한 편이며 만성 부비동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 안에 누런 콧물이 관찰되지만, 발열이나 통증 같은 급성 비염 증상은 없습니다. 대개 적절한 항생제 투여 등 약물치료로 충분하지만, 만성 비후성 비염이나 만성 부비동염과 같은 합병증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혈관 운동성 비염
혈관 운동성 비염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비염으로 자율성 비염이라고도 하며 알레르기 비염과는 다릅니다. 해부학적 이상, 감염, 임신, 약물, 내분비 이상 등 분명한 원인이 없는 비감염성, 비알레르기성 만성 비염으로 정의합니다. 아직 원인과 병태생리가 불분명하므로 특발성 비염, 내인성 비염, 비감염성 비알레르기성 비염, 비알레르기성 통년성 비염 등 여러 명칭이 혼용됩니다. 대개 온도나 습도, 담배 연기나 강한 향 등 자극을 받으면 비염 증상이 생기며, 너무 높거나 낮은 체온, 습도, 공기 순환 저하 등 물리적, 환경적 요인과 스트레스, 불안 및 피로 등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증상이 악화됩니다.
4. 호산구증가증과 관련된 비알레르기 비염
콧물에서 호산구 증가 유무에 따라 비알레르기 비염은 호산구성 비염과 비호산구성 비염으로 나뉩니다. 증상면에서 비호산구성 비염은 콧물이 주증상인 반면, 호산구성 비염은 코 막힘이 주증상입니다. 호산구성 비염은 방사선 검사에서 부비동의 점막 비후가 현저하고, 천식이나 아스피린 과민증에 잘 동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호산구성 비염은 스테로이드에 현저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비호산구성 비염은 항콜린제 외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일 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비염 환자 중 일부는 콧물의 현미경 검사에서 호산구 증가가 확인되고, 아토피 질환의 과거 병력이 없으며, 피부반응 검사상 알레르기 음성을 보이는데, 이를 호산구성 비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합니다.
5. 직업, 환경 관련 비염
일시적 혹은 만성적으로 자극적 분진이나 합판 가공 중 나오는 포름알데하이드 가스, 화학물질, 페인트 등의 유독물질, 세척제, 향수, 화장품, 대기오염, 담배연기, 스프레이 제제 등에 노출되면 코 막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치료로는 우선 추정 자극물질의 회피가 중요하며, 여의치 않은 경우 환기를 잘 시키고 공기여과기, 마스크 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6. 호르몬성 비염
1) 임신과 생리 기간 중 비염
여성은 배란기와 임신 후반기에 프로게스테론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프로게스테론은 비강 내 혈관 확장과 충혈을 일으켜 코 막힘이 나타납니다. 임신 중 약물 사용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지만, 증상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약물 외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증상 완화 방법은 생리식염수 세척입니다.
2) 갑상선 기능 저하증
교감신경 기능이 저하되고, 상대적으로 부교감신경 기능이 두드러져서 비강 혈관 확장에 의한 비염 증세가 나타납니다. 우선 갑상선 호르몬 이상을 교정한 후, 잔존하는 비강 내의 병적 상태를 교정합니다.
7. 약물성 비염
비점막 수축제나 다양한 전신 약물 투여 후 발생하는 코 막힘 현상을 약물성 비염이라고 합니다. 약물성 비염은 지속적인 약제사용으로 인해 혈관계와 신경계의 이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 혈관 수축이 감소하고 혈관 확장이 증가하여 나타납니다. 치료를 위해 환자 교육, 해당 약물의 즉각적인 사용 중단이 중요합니다.
8. 온도와 관련된 비염
체표면의 열 방출과 저장을 위해 뜨거운 공기는 콧속 혈관을 확장시키고, 차가운 공기는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발이 차가운 곳에 노출되면 비충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코 막힘이 있는 환자는 발을 따뜻하게 하고 창문을 자주 열어 차고 신선한 공기를 쐬면 증상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장시간 찬 공기에 노출되면 코 막힘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9. 음식물 유발성 비염
미각 비염이라고도 하는데 음식물, 특히 뜨겁거나 매운 음식 또는 음료수를 먹을 때 콧물이 생깁니다. 알코올음료는 생리적인 혈관 확장으로 코 막힘을 일으키거나, 함유된 성분에 의해 알레르기나 비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 유발성 비염은 입천장의 감각신경이 콜린성 반사를 유발하여 증상이 나타나므로, 식사 10분 전에 항콜린제 스프레이를 콧속에 뿌려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10. 정서적 원인에 의한 비염
불안, 적개심, 죄책감, 좌절, 분개 등의 감정이 자율신경계에 의한 콧속 혈관 조절을 방해하여 코 막힘과 콧물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 원인에 의한 비염에서 비충혈로 인해 코 막힘과 편두통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부비동염에 의한 두통과 구별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나 불안을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고, 약물을 사용해 비충혈을 제거하면 도움이 됩니다.
11. 위축성 비염
위축성 비염은 콧속 점막과 뼈가 점진적으로 위축되는 만성적인 코질환으로 끈적끈적한 분비물과 악취를 풍기는 두꺼운 코딱지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고통을 주고, 사회생활에 불편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경우 후각소실, 두통, 만성 부비동염 혹은 변화된 생활 행동을 보입니다. 사춘기에 호발 하며,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습니다. 임상증상으로 코 막힘, 코 건조감, 다량의 가피(코딱지), 악취 나는 콧물, 두통 또는 비출혈(코피), 후각소실이 있습니다. 때로 목 안의 건조감, 가려움증, 기침, 음성변화 등 목 증상만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위축성 비염에 자주 동반되는 건조성 인두염 때문입니다. 간혹, 코에서 생긴 딱지가 코 뒷부분을 통해 목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호흡곤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12. 만성 비후성 비염
만성 비염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만성적으로 염증이 지속되어 콧속 점막과 뼈가 비가역적으로 붓는데, 이를 만성 비후성 비염이라고 합니다. 원인에 상관없이 만성 비염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어 발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코 막힘이 있고 콧물, 후각 장애를 동반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로 경구용 점막 수축제, 국소 분무형 스테로이드제 등이 있고, 수술적인 치료법으로 비갑개 성형술이나 비갑개 절제술 등의 비강 통기도 개선술, 전기소작법과 삼염화 초산, 질산은 등의 약물을 이용한 비갑개 소작술, 레이저를 이용한 점막 수술 등이 있습니다.
13. 무기류 비염
1) 후두전절제술 또는 기관절개술 후
후두전절제술 또는 기관절개술을 받으면 더 이상 코로 공기가 통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공기 흐름으로 인한 정상적인 생리적인 기능이 소실되어 혈관층의 긴장이 떨어지고, 콧속이 습해지고 보랏빛으로 붓게 됩니다.
2) 후비공폐쇄
코 뒷부분이 막히는 후비공폐쇄에서 코 점막의 상태는 후두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와 비슷합니다. 콧속의 분비물이 후비공을 통해 배출되지 못해서 맑은 점액이 비강 내에 축적된 소견도 관찰됩니다.
3) 아데노이드 비염
코 뒷부분 비인두의 편도 조직인 아데노이드가 부으면 코로 들어오는 공기 양이 줄어듭니다. 아데노이드의 염증 정도와 관계없이 코 점막의 습윤, 부종, 맑은 콧물 등을 유발합니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과 유사하여 감별진단이 중요합니다.
14. 전신질환으로 인한 비염
상대정맥 증후군, 호너 증후군, 간경화, 요독증 등 전신질환에 의해 코 막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환절기에 주의해야 하는
만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
(1) 만성 비염 증상
원인에 관계없이 만성 비염 환자는 증상의 심한 정도가 다를 뿐 유사한 임상적 양상을 보입니다. 코가 자주 막히고, 냄새를 잘 못 맡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코는 보통 좌우가 교대로 막히며, 심한 정도는 다양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양쪽 코가 모두 막혀 입으로 숨을 쉬므로 목이 자주 아프며 인후염에 쉽게 걸립니다. 머리가 무겁고, 주의가 산만해져 집중력이 저하되므로 업무와 학업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콧물은 대개 맑은 수양성이나 세균에 감염되면 황록색의 화농성으로 변합니다.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 불쾌감을 느끼는데, 이를 후비루라고 합니다. 장기간의 후비루는 만성기침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만성 비염에서는 오랜 염증으로 인해 비점막의 신경이 노출되어 발작적인 재채기를 유발하거나 후각 소실 또는 후각 감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만성 비염 환자의 코 안을 보면 비점막이 부어 있으며, 맑거나 누런 분비물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코점막이 오래 부어 있으면 약물로 잘 호전되지 않습니다. 흔히 낮보다 밤에 더 불편하며, 옆으로 누우면 아래쪽 점막이 충혈되어 아래쪽 비강이 막힙니다. 만성 부비동염이 동반되면 누렇고 푸르스름한 콧물이 나올 수 있고, 만성 알레르기성 비염에서는 코가 가렵고, 맑은 콧물이 많이 나며, 코가 자주 막힙니다. 콧물이 많이 나와 콧구멍 입구와 코 아래가 헐고 진물이 날 수도 있습니다.
만성 비염 예방하기
˚ 우선, 비염이 생겼다면 장기화되지 않도록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혈관 운동성 비염은 자극이 되는 환경을 회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국소용 비점막 수축제를 임의로 장기간 사용하면 약물성 비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만성비염이 생기면 비강에 자극이 되는 환경을 피하고,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만성 비염 예방 생활습관
˚ 양탄자와 소파 등의 가구류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특수 필터 진공청소기로 청소합니다.
˚ 오래된 인형이나 베개, 침구류는 버립니다.
˚ 침구류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60℃ 이상의 온수에 세척합니다.
˚ 집 안의 카펫이나 천으로 된 소파 등은 모두 치웁니다.
˚ 실내 습도는 40~50%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2) 알레르기 비염 증상
발작적인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게 되고, 동시에 맑은 콧물이 흐르며, 눈과 코의 가려움증과 코 막힘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힙니다. 재채기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은 보통 아침 기상 시에 심했다가 오후가 되면서 줄어들고, 코 막힘 증상이 나타납니다. 가려움증은 코뿐 아니라 눈, 목, 귀 등에도 발생하므로 치료 시 고려하여야 합니다.
코 막힘 증상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주 증상으로 반 이상을 차지하며 만성적이고 생활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그 뒤로 콧물과 재채기 순으로 나타나며, 그밖에 눈물, 두통, 후각 감퇴, 폐쇄성 비음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또한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예방하기
˚ 알레르기 비염이 어떤 병인지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 원인물질과 악화 요인을 피합니다.
˚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약물을 규칙적으로 정확하게 사용합니다.
˚ 먼지, 온도의 변화, 담배연기나 매연, 화장품, 스트레스를 피하고 주변을 청결하게 합니다.
˚ 꽃가루가 많은 계절에는 창문을 닫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 애완동물이 원인인 환자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예방 생활습관
˚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겨울철 외출 시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합니다.
˚ 여름이나 겨울철에 실내 외 온도가 많이 차이나지 않도록 실내온도를 유지합니다.
˚ 먼지, 온도 변화, 담배연기와 매연, 화장품, 스트레스 같은 유발 요소를 피합니다.
˚ 침대, 이불, 베개, 담요 등 먼지가 쉽게 끼거나 방출되는 물건은 지퍼가 달린 커버를 사용하고 커버는 삶도록 합니다.
˚ 특수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이용한 실내 청소도 도움이 됩니다.
˚ 동물이 원인인 환자는 집안 혹은 집 근처에 동물이 존재하지 않게 하며, 동물과의 생활이 분리되었다 하더라도 약 6개월 동안은 항원이 잔류하여 증상이 지속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둡니다.
비염은 치료 후 증상이 완화되어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완치보다는 ‘조절’에 가깝습니다. 비염을 제대로 이해하고 예방하여, 일상생활 속에서도 비염 관리를 습관화하시길 바랍니다.
일교차가 심해지고 해 질 녘이 추워지는 11월,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기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