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TT 서비스들이 보급되면서 온 가족이 집에서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를 함께 보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지면서 이러한 문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이에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애니메이션 영화 3편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영화 ‘소울’
처음으로 추천해 드릴 애니메이션 영화는 ‘소울’입니다. 소울은 평생 재즈 뮤지션이 되길 꿈꾸며 살아온 ‘조 가드너’가 꿈에 그리던 공연을 하게 된 날.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깨어난 조는 자신이 영혼 상태로 저승길에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조는 이 저승길의 끝이 ‘머나먼 저 세상(the great beyond)’라는 내세로 이어지며, 여기에 들어가면 지상의 신체는 완전히 죽음을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재즈 뮤지션 데뷔를 간절하게 바랐던 조는 이를 거부하여 탈출하려 하다가 ‘태어나기 전 세상(the great before)’으로 가게 됩니다. 이곳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순수한 영혼들이 ‘지구 통행증’을 완성하며 세상으로 가기 전 준비를 하는 곳이었는데요.
조는 이곳에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지구로 내려가지 못한 영혼 ‘22’를 만나게 됩니다. 22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에 해당하는 ‘스파크’가 부족해 지구 통행증의 마지막 칸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삶의 궁극적 목표였던 재즈 뮤지션 데뷔를 눈앞에 두고 사망해 삶을 되찾고자 하는 의욕이 가득한 조와 오랜 세월 동안 삶에 대한 의욕이 없어 지구로 내려가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영혼 22는 파트너가 되어 ‘삶’의 소중함에 대해 알아가게 됩니다.
영화 소울은 단순한 영화가 아닌 삶의 기쁨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라는 것이 관객들의 주된 평입니다. 눈물을 흘릴 정도로 슬프거나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진한 잔잔한 여운을 안겨주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여태까지 많이 나왔던 재능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상투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비록 비루하다 느낄지라도 순간순간 소중한 삶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좋았는데요. 이 때문에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은 감동과 위로를 받았다는 평가가 많기도 합니다.
명배우인 제이미 폭스와 티나 페이의 열연, 뛰어난 캐릭터성은 말할 것도 없고, 뛰어난 그래픽과 적재적소에 사용되는 재즈풍의 음악까지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진 시사회에서 역대 최고의 영화라며 대호평이 나오기도 했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삶 속에서 어느 샌가 지쳐버려 삶의 소중함을 잊은 사람들에게 깊은 가르침을 선사하는 영화 소울. 이번 겨울이 가기 전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화려한 스타들이 전하는 꿈과 명곡의 향연 ‘씽’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애니메이션 영화 ‘씽(Sing)’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음악’에 대한 영화입니다. 좋은 음악이 가득한 영화를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큰 만족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음악을 즐기는 아내 덕에 처음 접한 영화인데 노래들도 좋고, 캐릭터들도 매력이 있어서 지난해 개봉했던 2편까지 모두 보게 됐습니다.
1편의 줄거리는 이러합니다. 한때 잘나갔던 문(Moon) 극장의 주인인 코알라 ‘버스터 문’(매튜 맥커너히)은 극장을 되살리기 위해 머리를 짜내던 중 대국민 오디션을 개최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망해가는 극장인 탓에 큰 상금을 마련할 수 없었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우승 상금이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바뀌어 알려지게 되는데요. 굉장히 높은 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음악에 꿈을 가졌던 동물들이 몰려와 오디션에 참가하게 되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영화에서는 25남매를 둔 슈퍼맘 돼지 ‘로지타’(리즈 위더스푼), 남자친구와 록스타의 꿈을 키우는 고슴도치 ‘애쉬’(스칼렛 요한슨), 범죄자 아버지를 두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고릴라 ‘조니’(태런 에저튼), 무대가 두렵기만 한 코끼리 소녀 ‘미나’(토리 켈리), 그리고 오직 상금이 목적인 생쥐 ‘마이크’(세스 맥팔레인)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각각의 동물들이 가진 사연들이 관객들을 웃고 울게 하는데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어내는 동물들의 모습에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전체적인 플롯은 평범하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초호화 출연진들의 목소리로 멋진 음악들을 실컷 들을 수 있고 전체적인 흐름도 빠르고 경쾌한 편이라 부담 없이 즐겁게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였습니다.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고, 아름답고 멋진 음악도 즐길 수 있는 영화 ‘씽’도 강력 추천합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코코’
마지막으로 추천해 드릴 애니메이션 영화는 ‘코코’입니다. 특이하게도 멕시코의 망자의 날을 소재로 다룹니다. 해당 영화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다시없을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인데요. 꿈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그리고 그들이 결국 다시 하나가 되는 과정을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멕시코의 작은 마을 산타 세실리아에서 대대로 신발 만드는 일을 해온 리베라 가문의 일원인 미겔 리베라의 가족은 음악을 즐기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는 특이한 집안입니다.
그 이유는 미겔의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하겠다고 아내 이멜다와 어린 딸 코코를 두고 멀리 떠났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런 남편을 용서 못 한 고조할머니 이멜다가 집안에서 음악의 흔적을 없애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주인공 미겔은 스스로 기타를 만들어 음악을 할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가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망자의 날을 맞아 음악 대회에 참가하려던 미겔은 가족들과 큰 마찰을 겪게 되고 이내 자신의 기타를 부순 할머니를 미워하며 집을 나와버립니다.
이후 공동묘지에 있는 전설적인 음악가의 기타를 훔쳐 음악 대회에 참여하려던 미겔은 ‘망자의 날에 죽은 사람의 물건을 만지면 유령이 된다’는 전설처럼 갑작스레 유령이 되어버립니다.
당황하던 미겔은 이윽고 저승에서 만난 동료 헥토르와 함께 저승에서 음악가 고조할아버지에 대한 진실과, 이승의 사람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면 저승의 유령들도 사라진다는 사실, 가족의 소중함 등을 깨닫고 다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간단히 소개해 드렸지만, 영화 코코는 망자의 날과 음악을 소재로 가족의 소중함과 꿈에 대한 교훈을 전하는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였습니다. 특히 가족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면 저승의 유령도 사라진다는 설정이 참 신선하면서도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이번 겨울 각박한 삶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화 ‘코코’를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 3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과거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최근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교훈과 감동과 재미를 주는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추천해 드린 작품들 외에도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은 만큼. 이번 겨울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집에서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을 감상하시고 함께 이야기도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