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위암, 대장암 등 다른 암에 비해 관심이 덜하지만 한국인의 대표 다빈도암으로 꼽힌다. 최신 국가암등록통계결과 2020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 역시 2019년에 이어 갑상선암이 차지했다.
갑상선암은 종류도 다양하다.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행성암 등 4가지가 대표적으로 이 중 우리나라는 성장과 전이가 느리고 악성도가 낮은 유두암이 98~99%를 차지해 치료결과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약 1%를 차지하는 역행성암은 급격히 퍼져 진단 후 3~6개월 이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갑상선암 역시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순천향대부천병원 갑상선-두경부외과 이승원 교수는
“초기 갑상선암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갑상선암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목소리 변화, 삼킴 곤란, 목 앞쪽의 커지는 혹, 목 앞의 혹이 주변과 고정돼 있는 증상 등은 갑상선암이 많이 진행돼 주변 장기를 침범했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갑상선암의 주요 발생원인은
유전적요인과 방사선 노출이다. 특히 유전적요인으로는
▲BRAF 유전자 변이 ▲TERT promotor 변이 ▲RET/PTC 유전자 재배열 ▲RET oncogene 유전자 변이 등이 있다. 한국인의 경우 BRAF 유전자 변이가 약 80%로 높은 편이다.
갑상선암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도 안심은 금물이다. 이승원 교수는 “실제로 국민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3배 더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의 경우 갑상선에 혹이 발견되면 암일 위험이 여성보다 높고 암 성격도 여성에 비해 더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경각심을 당부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갑상선 진단방법은 가는 바늘을 이용해 세포를 뽑아 진단하는 ‘갑상선 세침흡인검사’다. 갑상선 초음파검사 시 갑상선암 소견을 보이면 갑상선 세침흡인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갑상선암은 첫 검사 시 양성 및 악성 여부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약 20%에 달한다. 따라서 세침흡인검사나 중심바늘생검(Core Needle Biopsy)을 한 번 더 받아보는 것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갑상선암은 수술이 원칙이다. 최근에는
암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갑상선 한쪽 엽만 절제하는 반절제술을 주로 시행한다. 또 목 흉터에 예민한 여성 환자들은
흉터 없이 치료하는 내시경 또는 로봇을 이용한 갑상선 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초기 저위험 갑상선암의 경우에는 수술과 함께 적극적인 주기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을 시행할
수 있다. 많은 갑상선암이 성장·전이가 느리기 때문에 주변 조직으로 침범이 없는 초기 갑상선 유두암이라면 수술 대신 6개월 또는 1년마다 초음파로 적극적인 추적관찰을 하면서 종양이 자라거나 전이가 의심될 때 수술을 고려하는 것.
갑상선 반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는 초기 6개월, 그 후에는 1년마다 정기적으로 초음파를 통해 수술 부위와 남겨놓은 반대쪽 갑상선의 암 재발 여부, 남겨진 갑상선의 기능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승원 교수는
“초기 갑상선암은 수술하면 완치 가능하지만 암이 진행돼 주변 조직인 기도, 식도, 신경 폐, 뼈 등으로 전이되면 수술이 광범위해지고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이 저하되며 수술 후 생존율도 감소한다”며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고 목에 혹이 만져진다면 갑상선 초음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