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사태에서 증권사는 안전할까

– SVB의 파산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편중과 취약한 내부 위험관리시스템이 원인 – PF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저축은행, 보험사, 증권사 동반 부실 위험 – 펀드슈퍼마켓 : 예금자 보호받는 예탁금으로 현금자산 보관, PF 등 부실자산 투자 X, 판매·수탁·운용을 분리한 펀드 라인업으로 부실 위험 최소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뱅크런 사태가 미국, 유럽 금융 시스템으로 번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 등에 관한 위험이 거론되면서 국내에도 위기감이 번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펀드슈퍼마켓 등은 구조적으로 관련 위험에서 벗어나 있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요.  

SVB 사태 이후, 흔들리는 은행권

3(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JP모건은 미국 은행들이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준비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3월 한 달 간 미국 은행에서 3,000(394조원)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집계했는데요. JP모건은 이 중 대부분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됐다고 추정했어요.

  미국 정부는 은행권 위기 관련 후속 조치에 힘을 쏟고 있어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원인이 느슨해진 은행 관리·감독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자산 규모가 1000~2500억 달러인 은행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을 금융당국에 지시했어요.

  하지만 SVB 사태로 촉발한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 강등되고 158년의 역사를 가진 크레디스위스(CS)은행 같은 초대형 은행까지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도이체뱅크를 거쳐 미국 증권사 찰스 슈왑에서도 리스크가 감지되고 있어요. 미국과 유럽 전체 은행권의 시스템 위기로 번질 우려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SVB 파산과 은행 부실 위험의 원인

SVB의 파산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편중과 취약한 내부 위험관리시스템 때문이었어요. 초저금리 때 매입한 장기물 국채 가치가 금리 상승기에 떨어지면서 부실을 키운 걸로 분석되는데요. 보유 자산 중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된 자산은 금리가 상승해도 회계상 손실로 처리되지 않아요. 이자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므로 대차대조표에는 안전자산처럼 보이는 거죠.

  그러나 유동성이 급해 자산을 매각할 때는 증권의 실질 가치가 드러나면서 손익계산서에 매각 손실로 잡히는데요. ‘미실현 손실’이 실제 손실로 잡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손실이 한꺼번에 자기자본을 잠식하면 재무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대규모 펀드런으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국내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예수금을 기업이나 가계 대출 자금으로 운용하고, 내외부 위험 관리체계도 촘촘하기 때문에 이러한 잠재 부실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낮습니다lang=”EN-US”>.  

증권사는 안전할까?

그러나 비은행권의 사정은 다릅니다. 금리 상승으로 보유 자산의 가격 하락 위험이 커졌고, 자산을 재금융화하는 과정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에요. PF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유동화 증권이 대표적인 리스크 자산으로 거론되는데요. 이를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 보험사뿐 아니라 해당 증권을 발행할 때 신용 보강을 하는 증권사도 동반 부실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요.

  그러나 한국증권금융이 대주주로 있는 펀드슈퍼마켓은 예금자 보호가 되는 예탁금으로 고객의 현금자산을 보관하며 PF 등 문제가 된 부실자산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어요., 자본시장법에 의해 판매·수탁·운용을 분리한 펀드가 주 상품이기 때문에 펀드런을 야기한 부실자산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또한 증권사는 주식거래를 중개하는 역할만 할 뿐, 실제 고객이 매수한 주식 관련 자산은 예탁결제원이 전부 보관하고 있어요. 따라서 설령 A 증권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B 증권사를 통해 이를 다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증권 계좌에 남아 있는 현금은 은행 계좌와 마찬가지로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 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증권사가 발행한 채권이나 수익증권, CMA 계좌 등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돌려받지 못하는 점은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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